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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가쿠타미쓰요, 시와서 2020
강렬한 햇살에 동네도 사람도 하얗게 빛나고 있다.
공백이다. 하고 나는 생각했다.
유리창 너머로 시간은 나를 두고 가버리고,
카페의 공기는 떠다니는 먼지처럼 천천히 가라앉고, 태양은 반짝이는 햐얀 페이지 위의 글자를 감춘다. 이런 함정같은 공백은 정말 좋구나, 하고 나는 두유 아이스커피를 마시면 생각했다.
....
나는 어려서 바쁜 어른이고 싶었다.
바쁘고 멋지게 사는 커리어우먼이고 싶었다.
하지만 난 지금 바쁘지도 멋지게 사는 커리어우먼도 아니다.
애가 셋이며 직업도 전공과 다르고 공공기관의 임기제로 불안정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임기제의 직업은 나를 작가가 말하는 '공백'의 소중함을 공감할 수 있는 어른으로 만들었다.
책의 내용 중 [공백 330엔]은 내용 중 가장 공감이 되는 부분이다.
따뜻한 햇살 속에 여유롭게 카페에 앉아있는 작가를 그려보며 미소를 지어본다.
지금 나는 출장가는 길, 경전철역에 앉아 공백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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