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란

읽고 2021. 7. 22. 07:21

나만의 쓰임새를 찾는 과정이라고 했다.

일을 안하면 불안하고, 일을 해야만 맘이 편한 나의 생각과 너무 닮은 그녀의 글

하지만... 그렇다면...  일을 하지 않으면 쓸모가 없어진다는 말과 같아 내심 불편하다.

 왜? 일 안하고 살면 안되나? 

(나부터 그래본 적이 없으면서도...) 왜 그리 일을 못해 안달일까? 왜 저리 처절하게 일을 하려고 할까?

교육 대상과 모임의 참가자 대부분이 육아를 통한 경력단절 여성들과 주부들이어서 그렇다고 쳐도

그들에게 일을 안하면 쓸모가 없어진다...는 메세지 대신 '육아'는 대단한 일이니 그대로도 좋다.

일을 안하고도 행복할 수 있다. 일을 안하고 잘 노는 방법??? 

여성들에게 그런 메세지를 주면 안되나?

나랑 너무 닮아서 더 불편한 그녀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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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브랜딩 브랜디드

읽고 2021. 7. 3. 11:57

임태수 지음 2020 안그라픽스

브랜드가 지닌 좋은 생각과 약속은
단순히 소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의 일상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결국 브랜드는 내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에 대한 태도와 관점이다.

원론적인 얘기들이 많은 책이었다.
너무 당연한 얘기를 하는데...
너무 공감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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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2021. 7. 2. 15:08

이주현지음 2020 한겨레출판
- 아파도 힘껏 살아가는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

나는 질주하고 있었다. 비록 아무도 빼앗아갈 수 없는 정신적 핵은 유지하고 있더라도 그 속도가 엄청나 스스로 다른 사람처럼 느낄 정도였다. 생각이 감정이, 에너지가 쉼 없이 넘쳐흘렀다. 그 이전엔 베개에 머리만 대면 잠들었건만 그 시기엔 잠이 중요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아니, 잠잘 시간이 없었다.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멈추지 않았다. 생각은 마치 공중에 별을 흩뿌려놓은 것처럼 번쩍 나타났다가 또 다른 생각을 낳고 떠나갔다. 생각이 명멸을 반복하며 잠들지 못하게 했다. 어떤 생각은 채도 높은 선명한 이미지로 다가와 뿌리칠 수 없었다.

처음엔 행복했다. 탁월한 아이디어들이었다. 흘러가는 독창적인 생각을 놓칠까 봐 빠짐없이 기록하거나, 이를 실현할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화산 폭발처럼 내 안에 잠자고 있던 탁월한 능력이 분출되기 시작한 게 아닐까 싶었다. 시를 읽으면 의미가 와락 덤벼들 듯 통째로 이해됐고 구절과 구절 사이 시인이 숨겨놓았을 감정이 세세히 떠올랐다. 속도가 너무 빨라 불안하면서도 황홀했다. 내 안의 블랙홀이 주변의 모든 것을 집어삼 키면서 거대한 에너지가 발생해 눈부시게 빛나는 느낌, 스스로 퀘이사가 된 듯했다.

모든 걸 이해한다는 느낌, 이 황홀감은 사람들에게도 적용 됐다. 오늘 벌어진 사건과 만난 사람은 필연적이라는 생각또는 망상. 억겁의 세월을 거쳐 내가 지구에서 살아가고 있고, 거기에 또 억겁의 인연이 겹쳐 누군가를 만나게 됐다는 생각 또는 망상은 관계에 몰입하게 했다. - 본문 중-

그가 추천을 받아 읽게 되었다고 했다. 본인의 논리에 도움이 될까 빌린 책이었지만 그 반대였다.
조울증이 반복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이 아름다운 문장에서 느껴졌다. 파국으로 치닫게 될 걸 알지만 약을 끊지 못하는 사람들처럼...
조울병은 한 번 황홀감을 맛보면 기꺼히 또 다시 그 배에 올라타게 되는... 현실과는 다른 '원하는 나'로 변할 수 있는 마약같은 병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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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어휘력

읽고 2021. 5. 1. 22:02

유선경지음, 2020 앤의서재

작가의 사상과 인용문 모두 주옥같아 그대로 담았다. 다시 읽어도 좋다^^

정신밭의 감씨


정신 밭에 뿌려둔 감이라는 씨앗은 여하튼 어떻게 든 자란다. 그러다 문득 내게 당도해버린 시간을 통과할 적에 떠오른다. 처음이지만 처음이 아니고 혼자지만 혼자가 아닌 것 같은 기분, 서툴게 더듬어 찾아가면 오래 전 내 정신 밭에 뿌려둔 씨앗 자리에 뼈가 자라고 살이 붙어 서 있는 형상과 마주한다.

내게는 열아홉에 읽은 프리드리히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가 그러했다. 모르는 낱말로 가득해 나름 자부한 독해력에 혐의를 두게 했다
"고생 끝에 낙이라는 둥 어설픈 소리 믿지 마. 아무것도 없을 테니까. 너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들을 쉽고 만만한 것들로 때우려 하지 말고 똑바로 쳐다봐. 밑바닥까지 바라 봐, 네가 온몸으로 견뎌낸 것들이 쌓여 너를 만드는 거야. 그렇게 성장하는 거야. 같잖은 희망의 노예가 되지 말고 성장과 자유의 즐거움을 누려봐. 내 어린 친구여, 부디 아모르 파티 (Amor fati20) !"

돌아보면 어느 시절이라 이르집을 필요 없이 내내 쉬운 게 없었다. 천성이 유약해 억척 부리고 사느니 차라리 세상이 망해버리길 바랐고 어딜 봐도 시틋한 것들 천지였다. 그러나 오늘 나는 살아 있어서 기쁘다. 어제는 알지 못했으나 오늘 깨우쳐 내일 성장할 나를 기대하는 것은 삶의 지렛대다. 인간은 홀로 이 무거운 삶을 온전히 짊어질 수 없다. 지렛대가 필요하다. 이해하지 못하는 책을 그래도 읽는 게 좋으냐는 질문에, 내 의견을 말했다.
"이해하지 못해도 읽으면 좋습니다. 이해하지 못하면 못해서 기억에 남습니다. 잊고 살다 어느 순간 찾아옵니다. 이제 이해할 수 있을 때가 된 거지요. 그때 다시 읽으면 기막힌 내 이야기가 됩니다."

망명자의 낭만


"선경, 너의 나라에도 바다가 있니?"
얼른 바다가 있다고, 삼면이 바다라고 자랑했다.
"멋지구나. 그런데 너의 나라 바다는 무슨 색이니?"
너의 나라에도 너희 나라 말이 있냐는 질문만큼이나 의도를 알 수 없었다. '바다? 당연히 파랗지 않나? 왜 이 당연한 걸 묻지?' 말을 하면서 “블루”라고 했을 때 그는 놀랍다는 듯 잿빛 눈을 커다랗게 뜨고는 물었다.
"정말?"
"바다가 블루인 나라는 드문 걸로 알고 있는데…”
"너의 나라 삼면의 바다가 다 같은 색 블루야? 확실해?"
나는 대한민국 삼면의 바다 색깔이 모두 다르고 무엇 보다 블루가 아니라는 사실을 스무 살이나 먹고 대한민국 삼면의 바다가 없는 독일에서 알아차렸다. 5분도 안 되는 사이에 벌어진 이 날의 대화는 내게 중대한 인식의 전환점이었다. 사물과 대상을 있는 그대로 순수하게 보지 못하고 있었다. 남의 눈으로 보고 있었다. 말과 글의 관성에 갇혀 누르면 나오는 자판기처럼 타성적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관성이나 타성은 건성이나 비슷한 말이다. 내가 생각하는 반대말은 '관심'이다. 나는 사람이 제일 가지기 힘든 것이 관심이라 여긴다. 강퍅할 때는 온통 자기만으로 가득차 깃털 한 개조차 꽃을 데 없는 것이 마음이다. 대수롭지 않은 주변과 일상이라면 더욱 데면데면하다. 옆에 있어도 옆에 없고 봐도 본 게 아니며 들어도 들은 적 없다.
우리는 관심이 없어 관성적으로 보고 듣고 타성적으로 쓰고 말한다.
"너의 나라 바다는 무슨 색이니?"
그렇게 물을 수 있는 낭만과 여유는 어디에서 연유할 수 있었을까
새삼 궁금했다. 내게 일생의 화두를 선물한 그는 오늘은 여기 있으나 내일은 어디로 내쳐질지 알 수 없어 불안하고 고독한 망명자였다.

체험의 말


체험한 낱말과 체험하지 못한 낱말은 자연이 솟아오르는 소리와 공룡이 땅을 내리찍는 소리만큼이나 간극이 크다. 자신이 몸과 정신으로 체험한 낱말을 사용해야 오해의 소지를 줄일 수 있고 자유자재로 문장을 구성할 수 있다. 가끔 멋 부리고 싶어서 체험하지 못한 낱말을 쓸 때가 있는 데 여지없이 체하거나 탈나서 뱉어내야 한다.

체험한 낱말의 개수가 살아온 나날만큼 늘 수 있기를 바란다. 동시에 체험하고 싶은 낱말을 수집하는 것은 매우 설레는 일이다. 우리 십대 시절에 '사랑'이 꼭 그러했던 것처럼. 당신에게 사랑은 체험한 낱말인가. 체험하고 싶은 낱말인가. 체험해서 잘 아는 것인가. 아직 체험하지 못 해 잘 모르는 것인가. 세상엔 이처럼 알쏭달쏭한 낱말도 적지않다. 인간뿐 아니라 낱말 하나도 소우주다.

인터넷 시대 공감하기


랜선 친구는 현대인의 인간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상처 받고 싶지 않고 손해 보고 싶지 않고 골치 아파서 거두어들인 다른 사람에 대한 관심, 진정한 공감이나 소통 보다 자신의 우울감이나 불안감을 덮어줄 도구로서 기능해 주기를 바라는 관계, 알고 싶은 것만 더 많이 알고 싶고 알고 싶지 않은 것은 계속 알고 싶지 않다. 이 모든 걸 충족할 수 있는 관계가 온라인에 있으니 현실에서 사람을 만나 관계를 맺는 시간은 자연히 줄어든다. 가끔 필요하다고 생각 하지만 도저히 다른 사람을 참아주고 노력할 자신이 없다. 다른 사람은 자꾸만 나를 내가 아니게 만들어 불쾌하고 불편하다.

이런 심리적 환경에서 공감능력을 익히거나 인간관계를 배우기는 점점 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인간관계의 작은 스트레스에도 극도로 예민해지고 말귀 못 알아듣는, 언어적 직관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내 말에 귀를 기울여보면 나 역시 끊임없이 똑같은 말을 한다는 사실이다. 이 말들은 소름이 끼치도록 낡았고 "평범하며 수백만 번 사용하여 닳고 닳은 것들이다."

공감하기 위해 필요한 어휘력


어휘력은 감정과 말, 행동을 해석하고 싶은 욕구만큼, 그래야 할 필요성을 느끼는 만큼 는다. 그 필요가 인간을 좋아해서든 이용하려는 목적에서든 상관없이 말이다. 우리는 개별자로서 세상을 살아가지만 비슷한 궤도에 놓인다. 통과하는 시간과 공간만 다를 뿐이다. 그래서 아무도 나와 무관하지 않다.

"인다라의 하늘에는 구슬로 된 그물이 걸려 있는데 구슬 하나하나는 다른 구슬 모두를 비추고 있어 어떤 구슬 하나라도 소리를 내면 그물에 달린 구슬 모두에 그 울림이 연달아 펴진다. 여기서 나온 화엄종의 주요 사상이 '일즉일체 다즉일(一卽一切多)', '개별자는 전체이고 전체는 곧 개별 자'이다. 그물에 엮여 있는 단 한 개의 구슬이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울림이 그물망 전체로 퍼진다. 이 단순하고 당연한 진리를 현대인은 쉽게 체감하지 못한다.

그동안 공감을 저절로 생겨나는 감정쯤으로 쉽게 여겼으나 이제는 인정해야 할 거 같다. 공감은 인간의 타고난 능력이 아닐 수 있다고, 사람을 헤아리고 공감하는 일은 생각보다 상당히 어렵고 오랜 훈련과 철학적 경험을 필요로 한다. 공들여 쌓아야 할 과정을 건너뛰고 그저 표피적으로 좋다. 싫다 등의 반응 주고받기를 공감이라 착각하고 상대 마음도 나 같으려니 추측하는 걸 이해라 오해하는 건 아닐까. '좋아요'나 '♥'는 공감의 표시가 아니라 반응의 표시며 많이 누른다고 공감능력은 늘지 않는다. 물론 어휘력도 늘지 않는다.

인생은 단순치 않아 오늘의 내가 어제의 나보다 못하다고 계속 못하라는 법 없고 반대로 낫다 해서 계속 나아지 라는 법도 없다. 반세기를 사는 동안 깨우친 게 있다면 누군가의 오늘을 보고 함부로 내일을 예측하지 말자는 것이다. 고작 한두 개 잣대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능력이 아니라 못된 습관이다. 결과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누군들 모르나, 몰라서 못 하는 줄 아나, 비교해서 평가하거나 문제를 찾아 비난하는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말이다.
쉽게 하는 말은 쉽게 타인의 영혼을 짓누른다. 과정에 공감하고 노력에 감동하는 말을 하기는 쉽지 않다.

기초적인 글쓰기


많은 사람이 말하기와 글쓰기를 분리한다는 점과 주어와 시점을 챙기는 데 서투르다. 글을 가장 쉽게 쓰는 방법은 말을 받아쓰는 것이다. 여기에 주어와 시점만 잘 챙겨도 웬만한 문장은 완성할 수 있다. 한 문장이 길면 또 주어와 시점이 헛갈리니 짧게 쓰는 것이 낫다. 그렇다고 무작정 문장을 자르려 하면 그거 고심하느라 영감이 날아가 버릴 수 있으니 일단 떠오르는 대로 쓰고 수정하면서 분리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어는 문장의 주인이다. 다음 문장 주인이 앞문장과 같은 주인이면 거듭 챙기지 않아도 된다. 대신 일의 순서가 어떻게 되어 가는지 동사와 형용사 등의 용언에 시제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문장을 어디를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 입으로 소리 내 읽으면 쉽게 찾을 수 있다.
한 호흡에 읽기 어려운 문장은 분리하고 입에 붙지 않는 어색한 조사는 수정하거나 삭제한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 접속사가 필요하다는 선입견을 버리면 간결해지고 힘이 붙는다. 선문답 같은 대명사, 읽는 사람 보고 어쩌라는 건지 알 수 없는 쉼표나 말줄임표 등의 부호는 없앤다. 그 자리를 무엇으로 대신할지 고민할 필요는 있다. 문장은 완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가끔 쓰다 만 듯한 문장으로 멋 부리는 경우가 있는데 고수들만 실현할 수 있는 멋이다. 쓰다 만 것처럼 보여도 다 쓴 문장으로 말이다.

말하듯이 글쓰기


구조가 같은 문장이 연달아 반복되는 것도 피할 수 있다면 좋다. 같은 구조의 문장이 이어지면 지루하다. 메시지를 강조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같은 구조의 문장을 점층적으로 쌓는 경우는 예외다. 입말을 쓰는 방송 원고라도 구어체가 능사는 아니다. 의도적으로 문어체를 쓸 때가 있는데 권위를 부여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문장 자체는 번듯한데 무슨 말을 하려는지 종 잡을 수 없는 글이다. 한두 군데 수정해 해결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전체를 갈아 엎어야 한다. 이럴 때 내가 하는 방식은 원고를 쓴 이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냐고 묻는 것이다. 말하면서 생각났는지 생각해서 말하는지 몰라도 한결 명확한 내용으로 들려준다.
내 처방은 간단하다. "말한 그대로 원고로 쓰면 되겠어." 내용을 간략하게 줄이고 압축할 수 있는 것 도 어휘력이다. 써놓은 글이 어딘지 모르게 뒤엉켜 있을 때 누군가에게 설명하듯 내어 말하면 의도와 요지가 분명 해지며 불필요한 어휘와 문장을 정리할 수 있다.

잘 아는 소재로 글쓰기


비슷하게 다른 경우도 있다. 시작은 A와 관련한 문장이다. A를 풍부하게 표현하려고 사례나 비유 등을 끌어왔는 데 A가 아니라 B다. 읽다 보면 A를 말하려는 건지 B를 말하려는 건지 혼란스럽다. 연상이 뒤죽박죽인 것이다.
이런 실수는 충분히 알지 못해 생긴다. 원고를 수정하는 차원이 아니라 원점으로 돌아가 자신이 다루고 싶은 소재나 주제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공부해야 한다. 파고들 자신도 시간도 없으면 폐기하고 다른 아이템을 찾는 것이 효율적이다.

말과 글은 머릿속에 있을 땐 천천히 공 굴러가듯 해도 발화하는 순간부터 직선으로 날아간다. 시간이라는 제약도 있다. 주어진 시간에 상대의 관심을 끌어야 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강하고 인상적인 첫 문장으로 시선을 집중시킨 후에 낯선 소재라면 익숙한 비유로, 익숙한 소재라면 신선한 표현으로 이야기를 만든다. 마지막에는 메시지를 담거나 여운을 남긴다. 이러한 대략의 구조는 10분짜리든 100분짜리든 공통으로 적용된다. 초보자가 저지르기 쉬운 감상적인 미사여구가 낄 겨를 이 없다. 미사여구가 나쁜 것이 아니다. 때로 필요하다. 그러나 잘 쓴 것처럼 보이고 싶어 힘 줘 만든 미사여구는 낮 간지러울 뿐 아니라 흐름을 방해한다. 달을 봐야 하는데 손가락에 낀 반지만 한껏 쳐다보는 글이 나온다.

생략에도 어휘력이 필요하다


신문이나 잡지의 기사와 칼럼 등이 문장의 기본기를 보여 준다면 노랫말은 문장의 변칙을 들려준다. 내가 노랫말에 서 배운 미덕은 '생략'이다. 없어도 되는 말은 쓰지 않는다 는 헤밍웨이의 하드보일드(“쓰고 싶은 만큼 써라. 잘 썼다고 생각하는 문장들을 다 빼라. 그래도 되는지 보라." 어니스트 헤밍웨이.) 글쓰기와 다른 개념이다. 의도적으로 생략해서 상상할 수 있고 생각할 수 있는 여백을 수신자의 몫으로 남겨두는 것이다.
써야 할 말을 아는 것이 중요하지만 쓰지 않아도 될 말을 아는 것은 더 중요하다. 더불어 전하고 싶은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자기검열을 뛰어넘어 과감하게 변칙과 파격을 시도하는 모험이 필요하다. 그렇게 자신의 스타일을 발견하고 창조해간다.

충분히 생각하고 움직이기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상대를 존중하는 것'이다. 혼자 쓰거나 말하고 있어도 교감해야 한다. 상대의 눈을 바라보고 건네는 느낌이라면 좋겠다. 강력한 지지를 호소하느라 이글거리는 눈빛이든, 안부를 염려하며 은은히 바라보는 눈길이든, 호기심과 상상을 자극시키는 개구쟁이 같은 눈길이든 나와 당신 사이에 마음의 길을 내야 한다. 길을 내고 싶은 욕심이 앞서 억지를 부리거나 무리하면 안 된다. 그래서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는 힘을 주어야 하면서도 힘을 빼야 하는 모순이 늘 발생하며 이 모순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경험과 훈련에 달려 있다.

11세기 북송에 조보지라는 시인이 있었다. 그의 친구 문동은 묵죽(墨竹; 수묵으로 그린 대나무 그 림)으로 시대를 풍미했다. 한 청년이 조보지를 찾아와 문동이 천하제일의 묵죽을 그릴 수 있는 비결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들려준 말이다. 흉성죽'은 같은 시대를 산 다른 시인 소동파에 이르러 예술론으로 꽃피운다.
"대나무를 그릴 때에는 반드시 '먼저 마음속에 대나무를 완성하고 나서(成竹於胸中)' 붓을 들고 자세히 바라보아야 그리고자 하는 것이 보일 것이니 그때에 급히 서둘러서 붓을 휘둘러 곧바로 그려내어 보인 것을 따라잡아야 한다" 그리고 강조한다. “마음속 생각이 충분하면 글은 저절로 써진다." 막히고 늘어지면 소동파의 말을 경계로 삼는다. 아직 마음속 생각이 충분하지 않구나.

생각하기도 요령이 있다. 공간을 크게 바꾸고 몸을 크게 움직이면 생각도 바뀐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끝을 보지 못한 생각을 계속 붙잡고 늘어지다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러니 되도록 내가 가장 잘 생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생각을 옮긴다. 생각에 패배해 의기 소침해진 기운을 스스로 북돋으려는 의도도 있다. 이런 식으로 다람쥐가 도토리 여기저기 묻어두듯 생각을 묵혀둔다. 이동하는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약속 시간보다 미리 도착한 카페에서, 재미없는 소리만 하는 모임 등에서 참나무로 자랄 소지가 있는지 어떻게 하면 참나무로 키울 수 있을지 곰곰이 내 도토리들을 들여다보곤 한다.

무엇보다 글의 구성


구성이 잘못된 글은 있어도 구성이 없는 글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글 쓸 때, 하다못해 문자메시지를 보내 거나 SNS에 글을 올릴 때조차 무의식적으로든 의식적으로든 구성에 신경 쓴다. 어휘를 고르는 것보다 구성을 선택하고 결정하는데 더 공들일 때가 많다. 같은 어휘나 문장이라도 구성에 따라 글이 주는 느낌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가 언제나 환호하는 '반전'도 그 구성의 힘이다.
최근에 내가 본 가장 짜릿한 반전은 이 글이다.

나는 돌덩이
뜨겁게 지져봐라.
나는 움직이지 않는 돌덩이
거세게 때려봐라.
나는 단단한 돌덩이
깊은 어둠에 가둬봐라.
나는 홀로 빛나는 돌덩이
부서지고 재가 되고 썩어 버리는
섭리마저 거부하라.
살아남은 나
나는 다.이.아.

광진, 웹툰&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돌덩이를 귀하게 취급하는 세상은 어디에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저 혼자 '나는 홀로 빛나는 돌덩이, 부서지고 재가 되고 썩어버리는 섭리마저 거부하리.'라고 해봐야 정신승리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나는 다이아'라는 다섯 글자, 마지막 문장이 이제까지의 생각을 전복시킨다. 돌덩이가 다이아가 된 게 아니다. 그 모든 시련을 견뎌 이겨냈기에 성공한 게 아니다. 처음부터 다이아였다.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돌, 다이아였기 때문에 깨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이다. 작가는 존재의 존엄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돌덩이의 성질과 다이아몬드를 채굴하는 과정을 틀로 가져왔고 마지막 반전을 향해 차근차근 나아가 불꽃처럼 쏘아 올렸다

나를 깨우고 만드는 책읽기


읽고 싶은 책이 오지게 많아 같은 책을 여러 번 정 독할 시간이 없을 것 같았고 읽은 책을 기억할 자신이 없었다. 나는 인간의 뇌가 가진 한계, 망각에 대한 대항으로 생겨난 문자를 활용해 기억을 무제한으로 늘리기로 했다. 그래서 시작한 필사였다. 그러는 동안 깨우친 사실은 자신에게 익숙한 사고를 버리지 않으면 새로운 사고를 하는 것도, 사고력을 확장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책을 읽지 않았다면 내가 어떤 사고에 익숙한 사람인지조차 깨치지 못했을 것이다.

나의 사물과 세상을 보는 사고는 오랜시간 기존 세대의 구속복 아래 가두어져 있었다. 내가 필사한 문장은 구속복을 찢고 나오는 데 필요한 칼이었다. 필사하면서 아주 느리게 지워나갈 수 있었다.
전형적인 주입식, 세뇌.…………. 힘 센 어른들이 센체하며 한 모든 말들. 힘없는 어른들이 비겁해서 한 모든 말들. 그리고 아주 천천히 배웠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행동하지 않아도 되는 것에 대해서. 내가 책임지지 않아 되되는 것에 대해서. 내 잘못이 아닌 것에 대해서. 내가 맘껏 탓하고 욕해도 되는 것에 대해서. 나는 조금씩 후련해졌고 덜 외로워졌다.

무엇이 목적이었든 오랜 세월 꾸준히 반복한 독서와 필사는 눈을 뜨게 하고 좋은 글과 나쁜 글을 가려내는 안목을 길러줬을 것이다. 곰비임비 모인 글을 보면 그 글을 쓴 작가와 작품보다 그 글을 거울 들여다보듯 한 스무 살의 나, 서른 살의 나, 마흔 살의 나, 가 보인다. 그런 나들이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을 것이다.

책을 통해 나의 관점 찾아가기


자기 생각 없이 남의 생각만 받아들이거나, 남의 생각 모르고 자기 생각만 고집하거나 자기 생각과 남의 생각의 경계가 순수하지 않은 시대에 앞서의 문장은 이렇게도 바꿀 수 있겠다. 남의 생각에 조종당하고 정서에 감염된 줄 모르고 자기 취향이나 정서, 선택, 가치관이라고 믿거나, 자기와 비슷한 생각만 받아들여 스스로를 정당화하는데 사용 하면서 남의 생각을 많이 안다고 착각하거나 자기 관점 없이 남의 관점만 일방적으로 따라가거나 자기 관점과 같은 것만 받아들여 자아만 비대하게 키운다면 위험하다. 자칫 망할 수 있다. 인간은 늘 그 두 가지 위험에 노출돼 있다. 국가와 사회, 가정은 목적이나 목표, 필요에 맞게 구성원을 조종하려는 의지를 가졌고 인간은 사회나 집단, 다른 사람이 가진 감정에 쉽게 감염될 수 있으며 자기가 선호하는 것을 우선적으로 받아들이는 속성을 지녔다.
책은 남의 관점이다. 관점은 사물이나 현상을 관찰할 때 그 사람이 보고 생각하는 태도나 방향, 또는 처지를 이른다. 어떤 관점이나는 무엇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이기도 한데 의미가 없다 하는 것도 관점이며 열두 명이 모였 을 때 열세 가지 관점이 나올 수 있다. 옳고 그름으로 재단 하려 들면 책의 도움을 받아 자기 내면으로 입장하는 티켓을 받기 힘들다.

문자향(文字香)과 서권기(氣)'를 통해 펼쳐지는 대상과 사물을 발맘발맘 따라가면서 나의 관점을 만들 거나 찾는다. 수정하거나 버린다. 나의 관점과 남의 관점이 같이 즐겁게 놀다 팽팽하게 긴장하다 격렬하게 맞부딪친다. 깨져서 깨치거나 하나가 된다. 이후의 나와 이전의 나는 다른 사람이다. 무한한 나의 내면에 새로운 세상 하나가 창조됐기 때문이다. 이것이 책 읽기의 고유성이다.
관점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도망칠 구멍이 많은 비겁한 어휘를 고른다. 관점이 올바르지 않은 상태에서는 극단적이고 편협한 어휘를 쥐려 한다. 말을 하고 글을 쓸 때 늘 도사리는 유혹이자 위험이다. 관점과 어휘력의 상관관계를 예민하게 감지해 피하지 않고 승부하면 차차 미립날(경험을 통하여 묘한 이치나 요령이 생기다) 수 있다. 이는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글자가 아닌 콘텍스트 읽기


저자도, 독자도 궁극적으로 목표하는 것은 글자가 아닌 글을 읽는 것, 상징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텍스트가 기대고 있는 콘텍스트를 읽을 수 있어야 한다. 텍스트에만 집중하면 자칫 오독이 나 올 수 있다.
내가 책을 읽는 콘텍스트는 대략 이러하다. 왜 이 시점에 이 책이 세상에 나왔는가. 대상과 사물을 어떤 관점으로 보고 있는가, 관점을 일관되게 견지하고 있는가. 세련된 방식으로 설득력 있게 표현한 구절은 무엇인가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어떻게 연관돼 있는가. 작가 스스로 체득한 고유의 스 타일이 있는가. 최종적으로, 무엇을 꿈꾸게 하는 책인가. 책을 읽는 동안에는 중요하거나 좋은 구절이 나와도 되도록 필사하지 않으려 한다. 독서의 흐름이 끊기기 때문이다. 안표나 적바림만 하고 계속 읽기를 원칙으로 하 지만 참을 수 없을 정도로 필사하고 싶은 구절을 만나는 순간이 있다. 이럴 땐 책을 덮고 그 구절에 풍덩 빠져 한껏 음미한다. 한 권을 정독한 후에는 안표나 적바림한 구절을 중심으로 다시 읽는다. 처음 읽을 때와 달리 읽힌다. '역시 다시 읽어도 좋구나.' 싶을 때가 대부분이지만 다른 사람이 내 책에다 보람한 게 아닌지 의심쩍을 때도 있다. 다시 읽어도 좋은 구절은 필사한다.

내 안에 있는 나를 찾는 글읽기


콘텍스트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거나 그 너머가 궁금 할 때가 있다. 읽은 책을 징검다리 삼아 저자의 다른 책, 저자가 영향 받은 책, 같은 주제를 담은 다른 저자의 책, 저자 가 살았던 시대의 역사나 문화 관련 책 등으로 건너간다.
심리학으로 시작했는데 뇌의학을 거쳐 미래과학 기술에 와 있다. 시작은 있지만 끝은 없다. 스스로 중단하거나 포기할 뿐이다. 그래도 정리해놓고 보면 내가 왜 매료되어 이 여정을 이어갔는지 보인다. 내게 전혀 없던 게 아니다. 내 자아에 있었으나 지금까지 볼 줄 몰라서 보지 못한 진실을 책 읽기를 통해 이제야 발견했고 나는 그 기쁨에 흥분하 는 것이다.
이런 과정이 쌓여 한 사람의 콘텍스트가 되고 인생의 주요한 문제뿐 아니라 대상과 사물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근거와 기준이 된다.
그것에 대해 잘 알기 때문에 선택하고 결정하는 게 아니라 내가 나를 잘 알기 때문에 그것을 선택 하는 것이다. 인테리어 잡지를 많이 본다고 좋은 가구를 선택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내가 나의 생활습관을 잘 알아야 나에게 딱 맞는 가구를 선택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어휘력 확장하기


모든 것은 여러 측면을 가지고 있고 그 모든 것은 진실하다. 그러나 고정된 어휘가 사고를 한계 지어 다른 여러 측면, 그것의 진실을 보지 못하게 한다. 스타인은 일상에서 모든 명사를 없애고 서술로 대신하기에 이르렀는데 어휘적 정의 속에서 사물이 굳어버리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원래 그런 거라 하는 것들을 속속들이 뒤집으면 고정 관념의 실체가 드러난다. 자신이 가진 지독한 고정관념이 무엇인지 찾아야 한다. 스타인처럼 주변에 있는 물건, 음식, 방 등에서부터 깨뜨린 고정관념은 우리가 중요하다고 믿는 사랑이나 행복, 돈, 성공 등으로 연결될 것이다. 고정관념을 파괴하면 사고의 한계를 확장할 수 있다.
얼른 답을 찾으려고 안달하지 말자. 답이란 때로 식상 하거나 없다. 아니, 없다기보다 정해져 있지 않다. 이것은 마치 사랑이나 행복, 성공 등이 무엇인지 답을 안다 믿었는 데 살수록 미로를 걷는 기분인 거나 비슷하다.
어휘의 쓰임새 역시 그러하다. 기자가 거트루드 스타 인에게 물었다. "왜 당신은 사람들이 말하는 방식으로 쓰지 않습니까? 그가 받아쳤다. "당신은 왜 내가 쓴 방식으로 읽지 않나요?
고정된 정의에서 벗어나 보는 방식이 달라지면 어휘의 쓰임새가 달라진다. 어휘의 쓰임새가 달라지면 의식의 세계가 커지고 깊어진다. 김춘수의 시, <꽃>에서 '하나의 몸 짓'은 존재를, ‘나’는 그 존재를 언어로 표현하는 시인을, '꽃은 그런 시인에게서 탄생한 '시'를 상징한다. 상투적인 말의 나열이나 어휘의 정해진 용도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우선 내 밖으로 시선을 돌려 하나의 몸짓'을 보자. 온 세상이 꽃이 되고 싶은 몸짓으로 가득차 물큰하다.
스티브 잡스가 "사람들은 원하는 것을 보기 전까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고 한 말은 어휘력에도 통한다. 사람들은 그 말을 알기 전까지 자신이 어떤 말을 하기 원하는지 모른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 대부분 그러하듯 어휘력에도 한계가 없다. 나비의 날갯짓이 대 끝에 모였다.

천천히 내 시간들여 음미하기


느리더라도 낱말에 들어 있는 뜻과 맛, 넓이와 깊이를 음미하자. 시가(詩歌)를 읊조리며 그 맛을 감상하다'라는 뜻인 '음미'가 요즘은 시나 노래보다 커피나 와인 등에 자주 어울려 쓰인다. 넓게는 '어떤 사물 또는 개념의 속 내용을 새겨서 느끼거나 생각하다'는 뜻이니 커피나 와인에 써도 틀리지 않다. 그렇다면 한갓지게 커피 한 잔 음미하듯 낱말을 음미해보자.
음미하면 친숙해진다. 내가 가진 유일한 재산, 시간을 내주었기 때문이다. 시간은 진짜 주인의 시간일 때만 살아 있는데 음미하는 시간이야말로 진짜 주인인 나의 시간이다. 낱말을 뒤살피고 음미하면 뇌의 뉴런이 새로운 연결망을 생성한다. 그 낱말에 어울리는, 혹은 너무 어울리지 않아 아이러니한 경험이나 생각이 떠오른다. 붙잡아 글로 앉혀보자. 글로 쓴 어휘는 자전거 타기나 수영처럼 장기 기억이 되어 필요할 때 수월히 활용할 수 있다.

유한한 인생에서 아름다움 발견하기


'어휘를 음미한다'는 표현이 생소할 뿐 우리는 경험한 적 있다. '아름답다'가 그러하다.
아름다움은 세상의 온갖 소란 속에 잊고 지낸 진실을 찰나의 빛처럼 일깨워준다. 자칫 허무나 비관으로 빠질 수 있는 '생의 유한성'을 지혜롭게 견딜 힘을 준다. 아름다움은 이처럼 생의 유한성으로부터 생겨난다. 그러니 아름다움은 희귀한 것이 아니어야 한다. 태어난 것은 모두 죽으니 그 죽음의 개수만큼 흔하디흔해야 한다.
뒤샹이 1917년에 한 일을 삶에 대한 태도로 가져오면 퍽 근사하다. 흔하디흔한 대상이나 사물이지만 내가 선택해 새로운 본질을 부여하면 작품이다. 스스로 선택해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고 새로운 본질을 부여하는 모든 행위가 창조다.
우리는 아름다움을 발견해나가야 한다. 이것이 내가 믿는, 생의 유한성이 필연적으로 끌고 오는 허무함에 질식 당하지 않고 아름답게 살 수 있는 방식이다. '아름다움은 발견해야 한다.'는 말은 생텍쥐페리가 '사막이 아름다운 건 그것이 어딘가에 샘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지. "라고 한 말과 통하고 발견할 수 있는 비결은 장욱진화백이 큰 딸에게 자주 들려주었다는 이 말에 있다. “모든 사물을 데면데면 보지 말고 친절하게 봐라."

아름다움은 희귀하지 말아야 한다. 태어난 것은 모두 죽으니 그 죽음의 개수만큼 흔하디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발견해야 한다. 아름다움은 레디메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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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태도를.고민하다.

읽고 2020. 11. 11. 05:51

생태정원 조경 전문가 김봉찬대표의 인터뷰를 읽고...

우주 그리고 대자연의 일부로서 이 세상에서 난 무얼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일까... 다시 한 번 고민해본다.

정원의 한 부분에서 자리를 잡고, 공생을 위해 존재하는 풀 한포기 같이 주어진 나의 삶에 감사하고 현재를 즐길 수만 있다면...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조바심, 걱정, 두려움들도 인생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왔는데... 사실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작을지도 모른다라는 나이 든 생각이... 이제는 마음을 조금 편안하게 하고, 삶에 겸손하게 하며, 내 일상에 충실하게 한다.

눈만 돌려도 옆에 있는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들이 있어 삶이 충만하고... 가족들이 곁에 있어 든든하다. 다시 생각해도 괜찮은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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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시간 사고법

읽고 2020. 10. 25. 17:32

하루 시간 사고법, 고도 도키오지음 2008, 흐름출판
시간은 인생 그 자체_ 지금 숨쉬고 있는 이 순간, 1초 1초가 쌓여 인생을 이룬다.

삶에 관한 원칙 - 우선순위
1.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시스템'_ 현재 나의 라이프스타일에서 효과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라
- 나의 생활 패턴 안에서 골든타임을 활용하라
2. 어떤 일은 실행에 앞서 목적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할 것.
3. 우선순위가 분명하면 시간은 저절로 생긴다.
4. 집중할 수 있을때 집중할 수 있는 일을 한다.
-집중력을 높이는 3가지('기한'을 정해라/'목표'를 명확히(왜하는지)/'수면')
5. 모든 일에 선수를 처라
- 스케줄은 내가 먼저 정한다/적당한 일정을 제시하라/답장은 내가 보낸 답장으로 끝내라
- 뭔가를 부탁받았을 때는 그 자리에서 즉시 대답하라/대답은 곧 결단력
6. 관점을 바꿔 망상을 없애라
7. 일단 마지막까지 끝내라/한 가지 일은 세 번에 걸쳐서
8 재미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시간은 낭비된다
9. 모두가 좋다고 하면 다시 생각하라/반대하는 것일 수록 활용할 가치가 있다.
10. 뼈가 되는 말은 즉시 메모라하
11. 정보는 정리하지 않는다/다 쓴 정보는 과감히 버린다.
12. 정보는 주고받는 것/자신의 생각을 공공연히 퍼뜨린다.
13. 눈높이가 같은 사람과 사귀자
14. 몰입했을 때 보이는 것이 있다_ 나는 찾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
15. 동기 부여가 되면 시간관리는 저절로 된다./ 목표는 눈에 띄게
16. 칭찬을 아끼지 마라/사람의 마음을 얻는 자
17. 기회가 오면 즉시 잡아라_ 먼저 실패하여 잃는 것이 있을지 생각해보자
18. 쓸데없는 감정에 시간낭비는 금물 / 감정을 컨트롤하여 시간낭비를 막아라(보살이 되어라)
19. 고민을 푸념으로 해결하면 되풀이 된다_스트레스의 근원을 파악하라
- 인간관계로 인한 스트레스는 대화로 풀어라
20. 오늘도 '행운이다' 혹은 '운이 좋다'는 말을 속삭이자
긍정적인 말을 입버릇처럼 달고 살면 문제가 생겨도 침울해 지지 않고 동기부여가 유지된다. 그러면 돌파구가 보이고, 결과적으로 '운 좋은' 성과를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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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힘들지? 취직했는데

읽고 2019. 12. 1. 11:46
퇴사하면 비로소 보이는것...
만나지 못했을 그 나머지 세상...
그래서 내가 지금 이 자리에서
또 다시 시작하는 이유였다 ㅎㅎ
그래... 잘한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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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부터 일곱 발자국

읽고 2019. 7. 10. 12:48

불행이 감정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면 감정을 없애버리는것이 해결책.

인생에 있어 질병으로 인해 손해보는기간을 '장애보정손실년수'

'우울' 은 감각에 대한 무능력이다

슬픔을 경험하는능력이 없는것 뿐만 아니라 기쁨을 경험할 능력이 없는것

진심은 혼자만의 시간을 통해 얻을 수 있다
내면의 목소리는 가야할 방향을 일러주진 못하지만 가지 말아야할 방향은 경고를 해준다 ㅡ 자기부정을 통한 지혜

인간의 자기중심적 공감능력은 강력한 감동이 동반되면서 왜곡된다

과연 진실이란게 존재할까?

기억, 감정, 이성은 기만적 속성을 지닌다

강한 확신이 들수록 자신의 판단을 의심해 보아야한다

최대한 올바른 판단을 하고싶다면
첫째. 충분한 시간을 두고 기다림 판단을 유보할것
둘째. 자신의 연루 연관성을 결정에 영향을 주는지 고민해 볼것

무엇이 더 깊은 공감을 불려온다고 해서 그것이 더 옳은 것은 아니다. 
ㅡ 공감의 역설
——————————————————

책의 전체의 구성이라고 하나? 챕터간 연관성이 부족해서인지 다음 챕터가 궁금하지 않아 빨리 읽어나갈 수가 없었다.

그래도 기억하고 싶고 공감할 만한 내용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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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발자국

읽고 2019. 4. 18. 16:28

열두 발자국, 정재승 2018, 어크로스

내가 좋아하는 정재승박사의 간만에 나온 책

- 더 나은 삶을 향한 탐험에 대해 정리-

1. 마시멜로 탑 쌓기
유치원생처럼 세상을 탐구하라
자신만의 지도를 우선 갖고 계획하며 끊임없이 업데이트 할것.

2. 선택장애 -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오늘 죽는다고 생각하면 그 어떤 상황도 그보다 비극적이지 않다.

3. 결핍이 나를 성장시킨다.
나에게 무료한 시간 허락하기.

4. 나는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 할까?
특별한 생산적 목적없이 즐기는 시간(놀이)에 내가 주로 무엇을 하는가?
그 시간을 통해 나를 발견하기.

5. 새로고침 - 습관만이 나를 바꾼다.
뇌의 습관은 절박함만이 새로고침을 이끈다.

6. 회의주의자로 살기 - 끊임없이 의심(원인과 결과의 관계)하되 열린태도를 지닐것.
행복은 예측할 수 없을 때 더 크게 다가오고, 불행은 예측할 수 없을 때 감당할 만하다.

-아직 오지 않은 세상을 상상하는 일-
7. 창의적인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창의적인 순간이 있을 뿐이다.
창의적인 순간을 위해 세상으로부터 끊임없는 자극을 통한 지적 능력 쌓기
의미있는 세상과의 충돌이 인생을 바꾼다.

8. 빅데이터, 인공지능 시대 - 인간 지성이 가야할 길
정답을 찾기보다 좋은 문제를 정의하고 나만의 관점으로(논리적) 해답 찾기

9. 4차 산업혁명시대(아톰세계와 비트세계가 일치되는 시대) 우리는
디아벨(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균형)과 뇌와 몸사이의 균형을 의식하고 조절

10. 오지 않는 미래를 상상하는 능력 - 혁명의 시작
인지적 유연성 - 상황이 바뀌었을때 나의 전략을 바꾸는 능력

11. 세상에 순응하지 않는(사회적 성취) 자가 되기위해
퍼스트 펭귄(나부터)이 되지말고 캐나디안레밍(당신 먼저) 되기
창의적 발상은 확산적 사고에서 수렴적 사고를 중요하는 경향 + '솔직한 소통'
모드 변경(어떤 과제에서 집중했다 멀어지는 과정의 반복)을 활용

12. 리더십 - 동기부여가 만드는 힘
리더의 자기 객관화는 최고의 덕목 - 성숙한 사람
감당하기 힘든 어려운 일일수록 자기 입으로 자기 머릿속에서 걸러지고 정리되어 나오면 덜 힘들다.
각자 스스로 결론을 얻을 때까지 기다린다. 즉, 리더는 구성원의 자발적 동기가 충만할 때까지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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